가족 여행

[경북/영덕] 학도병들의 희생을 품은 "장사 상륙작전 전승 기념관"

라미네즈 2023. 6. 21.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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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보단 느낄 거리가 많은 장사 상륙작전 전승 기념관



[ 느낄 거리 덕분에 글이 다소 길어서 소중한 님들의 시간을 좀 더 뺏게 되었네요.

장문의 포스팅이 좋지 않음을 알지만 소중한 기록일 거라 여기고 남깁니다.

잠시나마 뜻깊은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






북한군이 6.25 전쟁 발발 1주일 만에 남한을 거의 다 삼켰을 때 UN군 사령관 맥아더 장군은 전세를 역전시키기 위해 인천 상륙작전을 기획했다.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인천 상륙작전 하루전날(1950년 9월 14일) 영덕의 장사해수욕장에 상륙작전을 감행한 7백여 명의 유격부대원들이 있었다.  

말이 유격부 대지 대부분 학도병들로 구성되어 시행된 이 작전은 인천 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기획된 목숨 내건 미끼 작전 수준이었다.  

대부분의 구성원들은 갓 20살도 안된 전투 경험도 없는 학도병들이었고 정규군은 어린 학도병들을 지휘할 장교 몇 명이 다였다고 한다.  



영덕 장사 해수욕장에 한편에 덩그러니 있는 문산호가 장사 상륙작전 전승 기념관이다.

현재 전시관은 해변에 배를 정박한 것처럼 보이지만 당시에는 문산호가 태풍으로 이곳에 좌초되어 배가 옆으로 걸렸었다고 한다.  

실제 이 근처는 해수욕장과 달리 암초가 좀 있는 곳이었다.



문산호 앞쪽에는 상륙한 학도병들의 모습을 조형해 놓았다.  



기념관 입장료는 성인기준 3,000원이다.



기념관 만들 당시부터 지나다니면서 봐왔는데 관람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처음에 봤을 땐 "저 배는 뭔데 저기 있지?"  하는 생각이었으나 곧 장사 상륙작전 전승 기념관을 만든다고 하는 정보를 접하고 한번 가봐야겠다 싶었다.



장사 해수욕장 쪽을 보면서...



기념관 양쪽으로 바위가 제법 보인다.  

당시 악천후 태풍과 전투 경험이 없는 어린 학도병들이어서 배를 가까이 붙이려고 하다 좌초된 거 아닐까 싶다.



전시실 안내 총 3개 층으로 구성되어 있고 2층을 시작으로 1층으로 해서 3층까지 동선 정리가 되어있다.



그런데 희생양 격이었던 학도병들의 전투인데 전승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서 사실 처음에는 좀 의아했다.



장사 상륙작전의 배경을 간단하게 정리했다.  

여기서 눈에 띈 대목은 북한군과 6일간 치열하게 전투를 벌였고 전시관 바로 앞쪽에 보이는 200 고지를 점령했었다고 한다.  

전투 대비해서 겨우 3일 치 보급품으로 어린 학도병들이 6일간 전투했고 고지까지 점령했다니...

전승이란 단어가 붙어도 손색이 없다 싶다.  

개인 무기도 열악했고 부족한 탄약과 식량등으로 이 정도 성과면 실로 대단한 업적이다.  



6.25 전쟁 당시에 전투 상황 전개를 음향과 영상으로 보여준다.



그중 이곳 장사 상륙 작전의 배경이 소개되어 있다.  

포항이 여러 가지로 전략 요충지고 중요한 보급로의 7번 국도 등 전쟁에서 중요한 핵심 지역이었고 LST 상륙함 접근이 가능한 지역이라 이곳 장사로 상륙작전을 기획했다고 한다.  

근데 그렇게만 보기에는 너무 어린 학도병들만 보낸 건 좀 의아하고 내 생각에는 북한군의 시선을 돌리기 위한 위장 작전이 더 큰 이유인 듯...



여러 가지 전시 중 가장 눈에 띈 이 전시물..
당시에 작전에 투입되면서 인민군 군복과 무기로 위장시켜서 투입했다고 한다.  

영화에서 보던 6.25 전쟁 때의 북한군 소총이 역시 가장 눈에 띈다.  

그나마도 부족한 무기로 일부는 일제 구식 소총까지 들고 싸웠다고 한다.  

내가 보기에도 저런 구식 무기로 전쟁에 투입되는 건 미친 짓 같아 보였다.



특히 이런 역사 전시관에 진심인 마나님~
그러면서 입장 전에는 입장료 있다고 투덜거리심~  ㅋㅋ



당시 저렇게 배 옆구리가 걸려 이곳에 좌초되었다고 하고 문산함은 첫 사진처럼 앞쪽이 열려서 어린 학생들이 바다로 뛰어들어 상륙했다고 하니..  

당시 태풍으로 뱃멀미도 상당했을 텐데 전투 경험 없는 어린 학도병들이 이런 악조건들을 이겨 냈다는 것 만해도 대단한 일이다.



LST 함

2차 대전 당시에 많은 장비, 물자, 그리고 인원을 수송하기 위해 윈스턴 처칠이 직접 고안했다고 한다.  

장비 없이도 해변에 상륙이 가능하게 선수, 선미에 도어를 만들었다고 하고 평형수를 이용한 높이 조절이나 평평한 바닥등으로 당시 전쟁에 적합하게 만든 배가 LST라고 설명한다.  



여기서부터 좀 마음 아픈데 좌초된 문산함 대신 조치원호가 와서 대원들을 철수시켰으나 전투등으로 상당히 시간이 지연되었고 이 와중에 39명은 타지 못하고 남았다고 한다...  

3일 치 전투 준비로 투입된 대원들은 굶주림등 갖가지 고생을 다했을 것...  

온갖 사선을 넘나들었던 어린 학도병들을 떠올리면 마음이 너무 짠해진다.  



상륙작전 참전용사 718명
지원 인원까지 772명...
1천 명도 되지 않는 숫자로 잘 훈련된 북한군을 상대로...  
믿기 힘든 정말 훌륭한 업적이다.



참전 용사의 이름을 하나씩 진열했다.  

가끔씩 보이는 소총 탄피가 그날의 상황이 더 치열했음을 느끼게 해 준다.  



3층은 큰 전시는 없고 주변 경관을 감상하는 용도 정도인 것 같다.



위에 말한 200 고지가 눈앞에 보인다.  

어린 학도병들이 악천후에 바다로 뛰어들어 무수한 기관총 총탄을 맞서며 저 고지까지 점령했다...  

이곳에서 보니 더 실감 나게 느껴진다...



오늘의 장사 해수욕장은 해수욕객이나 캠핑객들 많은 여행객들이 찾는 아름답고 조용한 곳이다.

장사 상륙작전 전승 기념관이 다른 곳들과 비교해 볼거리가 없다고 생각이 될 수도 있겠지만 볼거리보다는 느낄 거리가 많은 곳이다.  


지금은 그날처럼 총성도 없고 평화로운 곳이지만 이 평화를 위해 많은 앞 세대들이 목숨을 버렸고 피를 흘렸으며 눈물과 땀으로 만든 평화다.  

당시 붉게 물들었을 바다도 지금은 시릴 정도로 맑은 푸른빛을 보인다.  

그날 어린 청년들의 피가 흘렀고 그 피가 굳어 지금 바다를 이루었다.  

우리가 어떤 생각을 품고 살아가든 분명한 건 역사가 있고 후대를 위한 희생이 있었음은 반드시 기억하고 살았으면 한다.  





장사 상륙작전 전승기념관
054-730-7315
경북 영덕군 남정면 동해대로 3560
9시 ~ 18시 (월요일 휴무)

[네이버 지도]
https://naver.me/xsYKF01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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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상륙작전전승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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