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추억도 음식도 지금도 그대로
가끔씩 신창동에 옷 사러 가자고 할 때가 있다.
가을이라 한번 가보고 싶다고 해서 나선길이다.
오랜 전에 이곳에 있었던 곳이라 추억 있는 곳이 많은 동네다.
가볍게 한 바퀴 돌아보면서 눈과 입으로 그리고 마음으로 즐겨보려고 왔다.
쇼핑 한 바퀴 돌다가 목도 마르고 당도 떨어지고 시원한 팥빙수 한 그릇 하러 인근에 있는 팥빙수 골목으로 왔다.
여긴 아직도 감성 있는 옛날 그대로의 수동 기계로 얼음을 갈아 만드는 팥빙수다.
여기 팥빙수 골목의 노점은 지금은 대여섯 개 정도이나 예전 한창 잘될 땐 10개 남짓한 숫자들이었는데 지금은 줄었다.
"아지매 두리 한 개 시키가 무도 되는교?"
"예~ 됩니더~"
사실 알면서 물어본 터였다.
요샌 어디 가나 1인 1 메뉴 강조하는데 그래도 부산의 시장에는 아직 정이 있다.
옛날 팥빙수로 큼직한 사각 얼음을 수동기계로 갈아내리니 얼음이 채 썬 것 같이 나온다.
얼음 받고 잘 삶은 팥을 깔고 얼음 받고 다시 팥과 연유를 살짝 둘러 내놓는다.
한때는 젤리나 떡, 후루츠도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맞나? ^^;
뭐 어떻든 지금은 심플해서 이것도 좋다.
팥장사 오래 하신 양반들이라 먹고도 더부룩한 것 없이 속도 편하다.
참 겨울에는 팥전공자들 답게 단팥죽으로 변신한다.
"아지매 시원하게 잘 묵고 감니더~"
팥빙수 골목은 아래 지도의 건물 앞이다.
[지도]
제시
부산 중구 광복로 49번 길 11
https://naver.me/xaoCDdVY
극장가로 나오니 정말 많은 인파가 있다.
코시국이 끝났다는 걸 실감할만한 게 외국어가 엄청 다양했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등 다양한 여행객들이 큰길을 메우고 두리번거리기 바쁘고 씨앗호떡등 이 동네 맛집 탐방에 다들 부산하다.
부산극장 앞 벤치에 앉아 잠시 추억 소환을 해보니 부산 극장에도 제법 갔었는데 그 재밌었던 영화들은 기억에 없고 시작한 지 20분도 못 버티고 나온 영화 본 기억만 난다.
20분 동안 바람소리와 소방울 소리만 기억에... ^^;
쭉 돌아보다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광복로 세명약국 옆 골목에 있는 먹자골목이다.
이 먹자골목의 주 메뉴는 당면과 충무김밥이 주종인데 이번에 둘러보니 이 골목 외에도 여기저기서 당면을 많이 팔고 있었다.
이전 한두 번 포스팅할 때 언급이 있었는데
당면의 원조는 여기가 맞다.
여긴 오래전부터 광복동의 명물인 당면을 팔아온 골목이다.
이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가운데쯤 나지막한 좌판이 보인다.
가운데 할매들이 좌판을 놓고 낮은 목욕탕의자에 앉으라고 유혹한다.
결정장애 마나님은 한 바퀴를 다 돌아 보고서야 한 곳을 정했다.
삶은 당면에 데친 정구지(부추), 단무지와 약간의 채 썬 당근이 전부인 완전 다이어트식이다.
양념장을 기호에 맞게 넣어 먹는데 여기선 집집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으니 복불복이다.
미리 준비된 당면에 양념만 얹으면 끝~!!!
한 그릇 맛보려면 3,000원 현금이 필요하다.
이 할매는 약간 맵삭 한 스타일을 선호하시는지 제법 매워 보이지만 보이는 것만큼 매운 스타일은 아니다.
당면은 남자들은 대체적으로 선호하진 않는 메뉴지만 여자들에게 사랑 많이 받는 메뉴다.
재료만 봐도 라이트 한 음식으로 칼로리가 적어 다이어트식이 기도 하다.
어떤 할매의 손맛을 만나느냐에 따라 맛은 천당과 지옥으로 나뉘기도 하는 당면~!!!
추억에 당면 맛에 대한 그녀의 평가는...
"오늘 당면 맛없다~!!!"
한마디를 남기고 총총 돌아서지만 다음에 다시 와도 또 찾을걸 알고 있다.
음식도 추억을 품고 있다.
그 추억을 버리지 않는 한 다시 찾게 되는 음식일 것이다.
당면과 충무 김밥이 있는 먹자골목은 아래 세명약국 옆 골목이다.
[지도]
세명약국
부산 중구 광복로 33
https://naver.me/xsYVgfcu
부평 깡통시장 이가네 떡볶이 먹고 싶다고 해서 갔는데 4시 30분 도착했더니 벌써 다 팔리고 정리 중이다.
아쉬움을 접고 인근의 복권방이나...
1, 2, 3등이 다수 나왔대서 1만 원 투자했는데 소식이 없는 거 보니...
"이번주도... 이런~!!!"
이전에도 포스팅하면서 이 일대가 매력 있는 곳임을 몇 차례 쓰곤 했는데 먹을거리, 볼거리, 즐길거리등 거의 모든 게 갖춰져 있는 여행부터 쇼핑까지 뭐든 하기 좋은 곳이고 없는 물건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상점들이 있는 드문 곳이다.
그래선지 많은 사람들이 찾고 즐기는 지역이고 이미 유명해질 데로 유명하지만 그 안에서 작은 거 하나씩 찾아보는 재미가 또 쏠쏠한 지역이기도 하다.
소개한 곳 외에도 자갈치 시장이나 광복로, 롯데 백화점, 용두산 공원등 다양한 인프라와 다양한 맛집, 문화, 레트로 감성까지 거의 대부분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부산 여행에 시간 넉넉히 두고 천천히 돌아보면 재미가 아주 쏠쏠한 곳이다.
[지도]
부평깡통시장
부산 중구 부평 1길 48
https://naver.me/FjjnAt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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