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향수를 고스란히 품은 철길마을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도 울 딸애 어린 시절에 다녀왔었던 곳이다.
시간이 제법 흐르고 나니 지금은 어떨까 싶기도 하고 군산에서의 이미지도 좋았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한번 찾고 싶었다.
휴일 해가 지려고 하는 즈음에 찾았는데 예상보다 훨씬 사람이 없어서 조금 놀라웠다.
드믄드믄 찾는 여행객들이 더러 있지만 예전에 찾았던 기억 대비해서 휑해 보였다.
골목에 주차를 하고 가까운 철길 쉼터 쪽으로 접근했다.
해가 지는 철길이 아직도 곧다.
지금이라도 기차가 잘 달릴 것 같은 곧은 철길..
그 길로 두리번거리며 뭔가 흥미 꺼릴 찾지만 쉽지가 않다.
사람이 없으니 가게들도 상당수 문을 닫았고 더더욱 썰렁한 분위기다.
그나마 몇 군데 기념품점, 사진관등이 문을 열었으나 손님도 없고 활기조차 없다.
더운 날 더 걷기 힘들다 싶을 즈음 철길마을이 끝나버렸다.
제법 오래전 기억이라 정확하진 않지만...
그 기억 속에 이곳은 지금보다 더 길지 않았나 싶다.
기억이야 정확할 순 없어도 여기서 얻은 추억은 고스란히 남아있다.
그 추억 속 감성보단 많이 아쉬운 시간이다.
김이 다 빠져버린 콜라 느낌이랄까...
어린 시절 많이 접했던 불량식품부터 갖가지 그 시절 소품들만 가득했던 골목...
그것 하나하나도 소중한 추억꺼리들이겠지만 그 외엔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현실적으로 안 되겠지만 차라리 베트남에서 봤었던 삶과 여행 경계로 더 유명해진 그런 컨셉이면 어떨까 싶긴 하다.
별소득(?) 없이 털래털래 되돌아가는 중인 걸음이 뭔가 무겁다.
늘 새로운 것에서 받는 신선함에 길들여진 탓일까?
골목 끝에서 끝까지 걷는데 채 10분 남짓 걸린 것 같다.
천천히 구경하며 걸어도 20분 남짓...
감성 있는 작은 카페라도 하나 있으면 좋으련만 죄다 오래된 추억 기념품, 사진관, 음식점등만 메우고 있고 테이크 아웃할만한 작은 카페도 거의 문을 닫았다.
정말 오랜만에 추억 찾아온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 방문 후 마치 오래전 첫사랑을 만나 이쁜 추억을 감성 파괴하기보단 아름다운 기억만 간직하는 편이 낫지 않았었나 싶은 마음이다.
예전 세대들 살았던 환경 특유의 감성등을 레트로라고 부르며 다시 재유행하고 있다.
인프라가 좋은 곳인데 불량식품, 인형등 소품만으로 재현하는 건 한계가 있다.
경주에 가끔 찾았던 양지다방 같은 카페나 그 시절 감성 컨셉 식당 몇 개 정도라도 있으면 그나마 도움이 될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다.
그래도 정말 오랜만에 물방개 뽑기(커다란 대야 가운데 물방개를 놓아 가장자리 번호에 들어가면 해당 상품을 주는 뽑기)는 진짜 반가운 추억에 한참을 들여다보았었다.
누구나 마음에 묻어둔 그 시절에 추억...
기왕이면 더 진하게 묻어나면 더 좋지 않을까...
경암동철길마을
전북 군산시 경촌 4길 14
[네이버 지도]
https://naver.me/53BKuQ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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