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맛집

[경북/영천] 밀방앗간 옆 빵집

라미네즈 2022. 12. 2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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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농사지어 빻고 빵까지 손수 만드는 건강하고 순수한 우리밀 빵집



구수함을 느끼지 못한다면 맛없는 빵


언젠가 매체에서 보고 꼭 한번 먹어 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던 밀방앗간 옆 빵집은
경북 영천 고경면의 작은 마을에 있다.

해당 매체에서 보여준 건 나름 신선한 충격이었다.

직접 밀농사를 짓고 수확하고 직접 빻아서 직접 빵을 만드신다는 스토리인데...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평가해보니 그 밀가루의 품질이 거의 전량을 수입해 오는 외국산 밀가루들과 비교해서 놀라울 정도로 품질이 좋다는 것과 그 밀가루를 사용해서 만든 빵은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이 집이 유일하다는 내용이었다.

"이게 가능하다고?"

이른 시간에 출발해서 영업 시작시간이라는 8시에 맞춰 도착하니 정말 아무것도 없을법한 시골 어디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작은 마을에 떡하니 있는 밀방앗간 옆 빵집...

쓴 것처럼 모든 걸 직접 하다 보니 정작 빵 판매는 수요일, 토요일 단 이틀...  그것도 오전 8시부터 12시까지 하신다는데 그거도 빵이 다 팔리면 마감하신다고...  

나름 늦지 않으려고 애썼는데 줄이 안 보여 좋아했는데 알고 보니 가게 안에 줄이 가득이다.
대단한 사람들...

그래도 며칠째 대설에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일부러 이럴 때 가면 사람들이 적게 올 것 같아서 택했는데 그나마 다른 토요일에 비하면 손님이 적게 왔다는 사장님 말씀을 듣고 나름 선방(?) 한 것 같긴 하다.



8시경 도착한 밀방앗간 옆 빵집...

주변은 정말 한적한 평범하디 평범한 시골마을이다.
이런 곳에 덩그러니 있는 빵집 앞에 차들만


진짜 옆에는 밀 방앗간이다. ㅋㅋㅋ
단순한 이름이 참 순박하기도 하고 정겹다.

일부 재료를 방앗간과 빵집 사이의 집에서 가져오시는 거 보니 여기저기 다 사장님 구역이신 듯...


가게입구...

줄이 없어서 아싸~ 쾌재를 불렀건만~
가게 안으로 문 앞까지 대기줄이...

그래도 위에 쓴 거처럼 다른 토요일에 비해 사람이 적게 온 거라는 한마디에 새벽길을 달려온 위로를 받는다.



입구옆에는 서슬이 퍼런 동장군을 막으려는 필사적인 냥이들의 모습~

잔뜩 웅크리고 바람을 막는 모습이 애처롭다.
추워서 그런지 귀찮아서 그런지 옆에서 사진을 찍든 말든 관심도 없고 쳐다보지도 않는다.

애완동물에 크게 관심 없이 살아오다가 8년 전 집에 온 우리 부코랑 살면서 어디서든 눈에 띄는 댕댕이, 냥이도 이뻐 보이고 관심이 생긴다.

사장님이 고양이를 좋아하시는지 가게 안에는 윤기 도는 검정털을 자랑하는 냥이 한 마리가 사장님 옆에 떡하니 앉아서 남자사장님 빵 잘 만들고 계신지... 열심히 하시는지 매서운 눈빛으로 감시 중이었다.



오히려 세련된 그림이나 사진보다 순박하게 보이는 이 그림이 이곳의 풍경과 너무 잘 어울린다.

어릴 적 동화책이나 그림책에서나 봤음직한 그림이 정겹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도시의 세련된 이미지라고는 하나도 없이 수더분 하지만 한편에 가득한 미니 자동차 장난감들이 지금은 열심히 일 돕고 있는 아드님 어릴 때 모은 것들이 아닐까? 추측만 해본다.

슬쩍 봐도 꽤나 오랜 세월 지나온 장난감들이고 상당한 양의 장난감 자동차들이다.



좁은 매장이지만 한편에선 열심히 반죽하고 빵 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사장님과 아드님...

카운터에선 사모님이 손님들 대응하시느라 무척 분주하다.



이런 정겨운 소품들은 핸드메이드인 것 같은데 어디서 나셨을꼬?

아무래도 지인이 만들어 선물한 것 같은 느낌이다...



다 구워져서 주인을 찾고 있는 빵들...

계속해서 부지런히 움직이시지만 밀려드는 손님들을 세 사람이 감당하기엔 아무래도 벅차 보인다.



대기 중에 보인 글귀...

막상 가게 안에서는 2번째의 특유의 빵냄새를 별로 못 느꼈는데 차 안에선 느낄 수 있었다.

아~ 마스크 때문인가?

"빵맛은 투박하고 거침~!!!"
이 문장은 아주 중요한 포인트다.



가격표...

직접 지은 밀로 빻고 만든 걸 감안하면 생각보다 비싼 편은 아니다.
내심 이거보다는 더 비쌀 거라고 생각했었다.

아~ 그리고 소량 만들어지는 빵에 비해 워낙 많은 손님들이 찾으니 1인당 1개씩만 판매한다는데 위에 모닝빵과 식빵은 같이 판매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모닝빵 or 식빵 + 나머지 1개씩, 아니면 개인이 선택하는 종류를 1개씩만 판매한다.

나도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만 여길 찾으신 분들 대부분은 멀리서 찾는다.

손님들 상당수가 온 김에 많이 사가고 싶어 하다 보니 나온 고육지책인 것 같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선 어느 후기에서 읽어본 글이 있는데 그건 나중에 절 아래에 한번 써보려 한다.



밀방앗간 옆 빵집의 얼굴 마담 격인 식빵...

대략 파리바게트에서 판매하는 식빵 정도의 양이다.



식빵과 함께 할 수 없는 운명(?)의 또 다른 얼굴마담 모닝빵...

모닝빵은 말이 모닝빵이지 크기는 거의 웬만한 제과점의 단팥빵 만한 크기다.

식빵과 모닝빵은 찢어보면 속이 갈색이다.
제빵에 대해 문외한이라 아는 건 없지만 통밀빵이라고 하셔서 그런지 색깔도 속까지 갈색이고 맛도 일반 빵처럼 먹을 때는 쓴맛도 살짝 나면서 맛이 없다.

대기 중에 본 문구처럼 투박하고 거칠다는 표현이 잘 맞는다.
강력분 빵들과는 다른 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

통밀빵은 오래 씹어야 그 맛을 느낀다.
특유의 쓴맛도 살짝 나면서 구수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대기 중에 본 문구처럼 투박하고 거칠다.

다들 아는 얘기지만 강력분으로 만든 빵보다 더 건강에 좋은 빵이다.



카스테라...

크기는 남자 큰 주먹 정도의 크기 2개 들었다.

카스테라는 여느 집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부드럽고 계란과 버터의 풍미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어르신들 드시기에 좋은 건 마찬 가지겠지만 밀자체가 다르니 소화에도 도움이 되어서 더욱 좋을 것 같다.



몽블랑...

카스테라와 비슷한 크기지만 몽블랑은 1개...

몽블랑은 나름 이 집의 인기 품목일 것 같다.
프랑스산 버터 쓰신다더니 풍미도 멋지고 맛도 좋다.
식감도 여느 집의 비슷한 빵들과 마찬가지로 바삭하니 좋다.



통밀 스콘도 큼직한 거 1개다.

통밀 스콘은 밀가루 스콘에 길들여진 우리에게 첫맛은 고개가 갸우뚱한다.
아무래도 통밀이 주재료라 그럴 것이고 통밀 스콘은 개인적으로 검은콩 두유랑 먹을 때 가장 좋았다.
먹고 난 뒤까지 좋은 느낌...



마들렌은 큰 계란 사이즈 5개가 1묶음이다.

마들렌도 여느 집 것과 마찬가지로 맛에서도 뒤질 게 없다.
마나님이 인정한 맛이다.
역시 풍미가 멋진 빵이다.



그 외에 바게트는 큰 거 하나를 반으로 잘라 판매하시는 것 같고 맛은 식빵이나 모닝빵이랑 같은 맛이다.

이 집에서까지 맛있는 빵을 찾아야 한다면 개인적으로는 크로와상을 1 픽으로 하고 싶다.
(왜 와상이 독사진이 읍지? ^^;)

크로와상은 하루가 지나고 먹었는데도 이 정도로 바삭할수가 있나? 싶을 정도다.
맛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1개 세트에 식빵과 모닝빵이 같이 있다.
어떻게 된 걸까?

마나님의 새벽잠은 소중하기에 혼자 가서 줄을 2번 섰다.

마침 오늘 가족 모임이 있어서 가족들 먹어보라고 2세트를 사 오게 되었다.
나 말고도 줄 2번 선 사람들 몇 명 되는 되더라능... ㅋㅋㅋ

사장님이 먼 길 오는 손님들 마음을 알고 있으니 차마 안된다고는 안 하심~!!! ^^


위에 잠시 썼는데 판매 개수에 대한 불만이 있는 분의 후기를 봤었다.
(사장님 내외분은 아닐 것 같고 아드님이나 다른 자제분으로 예상되는 분의 답글이 달렸었다.)

누구 말처럼 공정하지 않다는 후기였다.

도시 세상의 기준으로 그런 게 좀 불합리할지도 모르겠다.
해당 후기의 그분의 이야기도 틀린 얘기는 아닐 것이다.

실제 내 앞쪽에 손님 중 한 분에겐 정해놓은 기준보다 한두 개 더 주시기도 했다.

어떤 이야기를 듣고 한두 개 더 챙겨주면서도 위에 쓴 대로 "뒷손님들~" 이야기를 하면서 미안해하신다.

그런데 내 눈에 비치기로는 농부의 마음?
그런 느낌이다.

언젠가 전국구로 유명한 제과점에 가서 히트 상품을 구입하려니 앞에서 쓸어가는 사람들 탓에 뒤에 사람들은 다음에 빵 나오는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거기도 개수제한이 있음에도...)

어느 게 정답인지 보다는 작은 정으로 생각해보면 안 될까? 하는 아쉬움은 있다.

계속 그런 이야기를 접하다 보면 정말 절실한 사람들에게도 마음을 닫는 도시의 흔한 가게들 중에 하나가 이 정겨운 풍경의 시골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밀방앗간 옆 빵집
054-335-2224
경북 영천시 고경면 청정길 11-3
수/토 만 영업 8시 - 12시

[네이버 지도]
https://naver.me/FyaXZa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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